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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상대를 살게 해 주는 것
음양이 철학적인 차원에서의 기운의 평행 상태, 주고받음을 의미하는 기호라면, 오행은 기운의 구체적인 관계성을 잘 드러 내주는 기호이다. 물론 이 오행의 관계성은 임의로 설정한 것이 아니라, 모두 자연 현상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졌다. 자연과 오행의 관계성을 드러내는 첫 번째 기호는 바로 생生이다. 생은 살려 주는 것으로, A가 B를 생한다면, B는 A의 기운을 받아 더욱 왕성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봄과 여름의 관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봄이 있었기 때문에 여름이 존재할 수 있다. 봄이 봄의 역할을 제대로 해 줘야 여름 이 여름다울 수 있다. 봄이 여름을 열어 주며, 봄에 싹이 올라와 줄기가 튼튼해졌기 때문에 여름에 식물이 왕성하게 성장할 수 있는 이치와 같다. 봄이 여름을 살려 주는[生] 것이다. 여름과 가을, 가을과 겨울, 겨울과 봄의 관계도 이와 같다. 이전 계절은 다음 계절을 생애 주고, 다음 계절은 이전 계절의 도 움을 바탕으로 제 기운을 발휘할 수 있다. 위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마치 지구가 운행하는 것처럼, 계절이 순행하듯이 돌고 도는 관계가 바로 오행의 생하는 관계이다. 태어나고 나이를 먹고 병들고 죽는 생로병사의 자연스러운 순환이 곧 생의 관계성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지구의 운행과 계절의 자연스러운 순환이 바로 생의 관계성이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관계를 잘 살펴보면, 좋은 기운도 나쁜 기운도 없음을, 모든 것은 돌고 돌아 제 위치로 오는 것임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극, 상대를 제어하는 것
자연과 오행의 관계성을 드러내는 두 번째 기호는 바로 극剋이다. 극은 제어하는 것으로, A가 B를 극한다면, B는 A의 제어를 받아 위축되는 것을 의미한다. 봄에 갑작스레 내리는 서리를 비유로 들 수 있다. 봄에 싹이 막 올라왔는데, 서리가 내린다면 새싹은 제대로 성장하기 어려 울 것이다. 갑작스러운 제어의 작용으로 인해 위축되는 것, 서리가 내려 새싹이 냉해를 입는 것이 바로 극의 작용이다. 생은 목→화→토→금→수→목, 봄→여름→간절기 (토) →가을 →겨울→봄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이 해하기에 편하다. 하지만 극의 관계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하 나씩 살펴보자.
극의 관계
목이 토를 극한다.=목극토=木剋土
- 물상적 해석: 나무는 흙을 기반으로 살아가지만 결국 흙의 양분을 흡수하여 흙을 빈곤하게 한다.
- 계절적 해석: 봄의 폭발적인 상승 기운이 수평을 이루려는 토의 중재 기운을 헤치고 솟아오른다.
토가 수를 극한다.=토극수=土剋水
- 물상적 해석: 흙으로 제방을 쌓아 물을 가둔다.
- 계절적 해석: 아래로 아래로 침잠하려는 수의 기운을 토의 기운이 빨아들여 움켜쥔다.
수가 화를 극한다.=수극화=水剋火
- 물상적 해석: 사방으로 요동치는 불을 물이 잠재운다.
- 계절적 해석: 한여름에 태풍이 불면, 여름은 잠시 그 기세가 수그러든다. 모든 수목과 과실은 큰 기후 변화에 영향을 받 아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받는다.
화가 금을 극한다.=화극금=火剋金
- 물상적 해석: 뜨거운 불이 쇠를 녹인다. 쇠는 불에 의해 강 건했던 형체가 부드러워진다.
- 계절적 해석: 서리가 내려야 할 때 서리가 내리지 않고, 찬 바람이 불어야 할 때 더위가 계속되면, 과수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
금이 목을 극한다.=금극목=金剋木
- 물상적 해석: 쇠도끼가 나무를 자른다.
- 계절적 해석: 봄에 갑자기 서리가 내린다. 모든 과수의 허리가 꺾이고 성장이 멈춘다.
물상적 해석과 계절적 해석
물상적 해석은 오행을 "나무, 불, 흙, 쇠, 물"로 치환하여 해석 한 것이다. 계절적 해석은 오행을 "봄, 여름, 간절기, 가을, 겨울" 로 치환하여 해석한 것이다. 물상적 해석과 계절적 해석은 비유적인 표현으로만 받아 들이는 것이 좋다. 오행의 목은 나무가 아니다. "목=나무"라는 물질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운동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목은 약동하는 봄의 운동성을 의미한다. 봄바람에 마음이 설렌 다면, 설레는 마음 자체가 목인 것이다.
극하는 관계도 생하는 관계와 마찬가지로 별표 모양으로 계 속 돌고 돈다. 생의 흐름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 극의 흐름은 인위적인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극의 관계에는 더욱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많이 소모된 에너지를 결국 생의 관계를 통해 충 족할 수 있으니, 결국 극과 생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할 수 있다.
사주명리의 핵심은 생극의 조화
그렇다고 해서 생의 흐름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자연스럽 고 순탄한 흐름은 평온함을 의미하지만, 평온함 속에는 나태와 지루함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평온함의 질서를 깨고, , 에너지를 추동하는 것이 바로 극의 관계성의 매력이다. 즉, 생은 극으로 변화를 맞이하고, 극은 생으로 안정을 찾아간다고 볼 수 있다. 오행의 관계성 안에서도 기운의 주고받음이라는 음양의 이치를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오행의 관계성인 생극이 주는 이치는 바로, 생과 극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생만으로도 살 수 없고, 극만으로도 살 수 없다. 이런 생극의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변화와 균형, 나아감과 물러남, 도전과 방어"의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사주명리 이론과 실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생이 너무 넘쳐 우물쭈물 결단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극의 방법과 방향을 알려 주고, 극이 많아 인생이 고달픈 사람에게 생의 방법과 여유를 불어넣어 주는 것이 사주명리 이론의 총체이다. 또한 생극의 조화가 개운(開運, 운이 트임)을 향한 방법론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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